올해 상반기에만 창고형 마트에서 대용량 제품을 사서 소분하는 모임이 작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는 통계를 봤는데요.
저도 아직 해본 적은 없지만 필요한 제품이 있을 때 원하는 만큼 소분이 가능하다면 해볼 만할 것 같아요.
당근에서 저희 집 근처에도 소분 모임이 있는지 한번 봐야겠는걸요?
공동구매, 부담되는 연회비
창고형 마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코스트코잖아요. 근데 저는 사실 코스트코 멤버십 가입하는 게 좀 부담스러웠거든요.
연회비만 4만 원대인데 막상 가입해 놓고 안 쓰면 그냥 돈만 날리는걸 몇 번 해보니까 가입도 잘 안 하게 되더라고요.
주변에 지인들도 비슷한 얘기 많이 하던데 가입했다가 1년에 두세 번밖에 안 가고 다음 해엔 갱신도 잘 안 하게 된다더라고요.
그래서 저는 연회비 없는 트레이더스를 더 자주 가는 편이에요.
이마트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접근성도 괜찮고 코스트코만큼 외국 브랜드가 많진 않지만 생필품 정도는 충분히 구할 수 있거든요.
빅마켓도 있었는데 그건 망해서 이제 없어지고 결국 살아남은 건 코스트코랑 트레이더스 정도인데 둘 다 박리다매 방식으로 대용량을 싸게 파는 건 똑같기 때문에 크게 다르다고는 못 느끼는 것 같아요.
근데 창고형 마트의 문제는 큰 단점이 있어요. 대용량이라는 게 혼자 사는 사람이나 2인 가구한테는 정말 부담이거든요.
달걀 60구를 사서 뭐 하겠어요. 소비기한 내에 못 먹고 버리는 게 더 많기도 하고 고기도 마찬가지고요.
10인분 분량 덩어리 고기를 냉동실에 넣어두면 자리만 차지하고 나중엔 냉동실 정리하다가 발견해서 결국 버리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닌지라 저렴하게 샀다고 하더라고 못 먹고 버리면 돈만 아깝다고 생각이 들다 보니 좀 아쉽더라고요.
일반적으로 창고형 마트가 일반 대형마트보다 10% 정도 싸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.
물론 확실히 싼 제품들도 있긴 해요. 브랜드 자체 제품들은 인기도 많고 저렴하게 판매하다 보니 입소문 난 제품들도 있긴 하지만 그 외에는 온라인 최저가 비교하면 큰 차이 없는 경우도 많거든요.
예를 들어서 과일 같은 경우엔 대용량으로 사면 개당 단가는 낮아 보이는데 막상 집에 가져와서 다 먹기 전에 상하는 게 더 많기도 해서 결과적으론 일반 마트에서 필요한 만큼만 사는 게 더 경제적일 수도 있는 거예요.
그리고 요즘은 코스트코에 있는 브랜드 제품들이 웬만하면 다른 곳에서도 구할 수 있어요. 초반에 코스트코가 들어왔을 땐 독점적으로 파는 제품들이 많았는데 이젠 그것도 아니라서 굳이 연회비 내고 멀리까지 가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.
주변에 누가 코스트코나 트레이더스 간다고 하면 나도 뭐 좀 같이 사다 줄 수 있냐면서 부탁하면서 공동구매 하자고 하던가 했었는데 그때는 아는 사람들끼리만 그렇게 하는 줄 알았거든요.
근데 요즘은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소분 모임을 만들어서 나눠 산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들어서 신기했는데 후기들을 보아하니 꽤나 괜찮은 거 같아요.
당근의 순기능
저는 아직 당근마켓에서 소분 모임에 참여해 본 적은 없어요.
근데 주변에서 해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괜찮다고 하더라고요.
온라인 지역 커뮤니티에서 소분 모임 게시판이 따로 있는데 거기서 세제나 두루마리 휴지 같은 생필품 공동구매자를 모집하거나 식재료를 사면 현장에서 비닐장갑 끼고 각자 돈 낸 만큼 일정비율로 덜어가기도 하고 이미 산 사람이 남은 걸 나눠주기도 한대요.
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새로운 문화인 것 같다고 느꼈어요.
재밌는 건 식재료만 나누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.
1인 가구 자취생들 전용 식재료 소분 모임도 있고 심지어 양재꽃시장에서 꽃을 대량으로 사서 필요한 만큼만 소분하는 모임도 활발하다고 하더라고요. 꽃이야 사실 한 다발 사면 가격이 꽤 나가잖아요. 저도 꽃을 좋아해서 화훼단지라던지 양재 꽃시장이나 고속터미널 꽃시장 가서 여러 번 사봤는데 꽃도 은근히 비싸고 한 단씩 구매하다 보면 꽃가게를 하는 것도 아닌데 취미 삼아 사러 갔다가 한아름 안고 집에 온 경우도 꽤 있긴 해요.
근데 도매로 사면 훨씬 싸다 보니 필요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여러 명이서 나눠 사는 건데 이게 사실 고물가 시대에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저는 생각해요.
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소득은 그만큼 안 늘어나니까 사람들이 실속을 챙기기 시작한 거거든요.
예전엔 좀 비싸도 편하게 가까운 마트에서 샀다면 지금은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발품 팔고 온라인 커뮤니티 뒤지면서까지 공동구매에 참여하는 거니 서로 좋은 게 좋은 거니 이로운 게 많은 장점 같달까요?
소분문화 단점
장점은 확실해요.
혼자선 부담스러웠던 대용량 제품을 나눠서 살 수 있고 가격도 절약되니까요.
근데 단점도 분명히 있어요. 일단 모르는 사람들이랑 나눠야 하니까 위생 문제가 걸릴 수 있죠.
식재료를 소분할 때 제대로 포장이 안 되거나 보관 상태가 안 좋으면 오히려 돈 아끼려다가 건강 해칠 수도 있고, 약속 장소 나가서 만나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고요. 익명의 특성상 갑자기 연락이 안 된다거나 안 와버리면 결국 그 사람 공백만큼 돈을 써야 하는 구조다 보니 꾸준히 공동 거래하는 사람들을 만드는 것도 팁이라면 팁이겠는데요.
저도 친구랑 코스트코 갈 때 같이 사서 나눠쓰자고 한 적 있는데 막상 나눠서 포장하고 각자 집까지 가져가는 게 생각보다 일이더라고요. 특히 냉장·냉동 제품은 아이스박스도 챙겨야 하고 음식 상할까 봐 빨리 집에 가야 하니까 시간 맞추기도 어렵거든요.
이런 걸 모르는 사람들이랑 하려면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.
그래도 당근마켓 같은 플랫폼에서 평점이나 후기 시스템이 있으니까 그나마 신뢰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긴 해요.
개인적으로는 이런 소분 문화가 앞으로 더 확대되면 좋을 것 같아요.
고물가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도 하고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는데 소득은 제자리걸음이면 사람들이 당연히 절약할 방법을 찾게 되거든요.
그리고 요즘 MZ세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활용하는 데 익숙하니까 이런 소분 모임 같은 걸 만드는 것도 거부감이 없는 거 같고요.
다만 제가 걱정되는 건 이게 개인 간 거래다 보니까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거예요.
플랫폼에서 중재를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당사자끼리 알아서 해야 하니까 분쟁 소지가 있을 수 있으나 관리자 역할의 부재가 앞으로 이런 소분 문화가 더 활성화된다면 플랫폼 차원에서 안전장치 같은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.
솔직히 저도 1인 가구는 아니지만 2인 가구라서 대용량 제품 사는 게 부담될 때가 많거든요.
집도 작아서 부피 큰 물건들 보관할 공간도 마땅치 않고요.
그래서 소분 모임이 좀 더 안정적으로 정착된다면 저도 한번 참여해 볼 의향은 있어요.
물가 잡힐 기미가 안 보이는 지금 상황에선 이런 식으로라도 절약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긍정적인 문화 같아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