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호르무즈 해협 이슈 (베리럭키호, 유조선, 기름값)

by with_silverbee 2026. 3. 3.

회사에서 점심시간에 옆에 있던 언니가 갑자기 이 얘기 들었냐면서 얘기를 꺼냈는데요.

지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지나가는 배들한테 지나가면 다 쏴버린다고 협박하고 있다는 것까지는 들었는데 근데 그 막힌 바다 위에서 단 한 척만 미친 듯이 달려서 빠져나갔는데 그게 한국행 배라는 거예요. 그 언니도 릴스에서였나 봤었다고요.

 처음엔 듣고 마냥 재밌는 얘기라고 생각했다가 궁금해서 바로 찾아봤거든요. 관련된 기사나 내용이 있나 싶어서요.

근데 기사 같은 건 없었긴 한데 유튜브에서 관련된 글이 하나 있더라고요? 그래서 다 같이 영상 봤었는데 영향마린트래픽이라고 배 위치 보는 사이트가 있다더라고요? 처음 들어서 이런 게 있는 것조차 신기했는데 거기 들어가니까 진짜 빨간 점들이 해협 앞에서 우르르 몰려있는데 딱 한 척만 화살표가 쭉 뻗어서 한국으로 향하고 있더라고요.

 

마린트래픽에서 확인한 베리럭키 유조선

이 사진이 마린트래픽에서 확인한 베리러키호의 모습인데요. 지금은 문제가 됐던 호르무즈해협에서 벗어나서 다른 곳에 있긴 한데 실시간으로 위치가 확인 가능하다고 하니 이것도 너무 신기했어요.

 

 

 

베리러키호, 이름부터 느낌이 오는 그 배


찾아보니까 그 배 이름이 베리 러키(VERY LUCKY) 호래요.

원래 이름은 랜드브리지 호라이즌이었는데 작년 12월에 갑자기 이름을 바꿨다더라고요. 역시 세상만사 이름 따라간다더니 진짜 이름값 제대로 하는 것 같아서 더 재밌었어요.

이 배가 실어온 원유가 200만 배럴 정도 되는 큰 배인데 우리나라가 하루에 쓰는 기름이 280만 배럴 정도여서 저 거대한 배 한 척이 우리가 하루 쓸 양도 안 된다는 거예요. 저는 큰 유조선이 두려움 뚫고 돌진했다길래 아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어마어마한 양이라서 치솟는 기름값에 좀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그런 양도 아니라는 게 좀 충격이더라고요.

배가 도착하는 곳은 충남 대산항이고 거기서 현대오일뱅크랑 롯데케미컬이랑 LG화학 같은 데로 기름이 들어간대요.

그래서 저는 나름 고민하면서 "어? 그럼 이 브랜드들은 기름값 좀 싸게 파는 거 아니야?" 했는데 옆에 있던 동료가 그건 아닐 거라면서 순진한 거냐고 웃으면서 그러더라고요. "장사하는 애들인데 이런 거 가지고 싸게 팔겠어? 그냥 자기들 배 불리지"라고 하는 거 듣고서 아.. 맞는 소리더라고요. 제가 너무 소비자 입장에서만 생각했나 봐요. 장사꾼들이 소비자 생각하면서 뭐 얼마나 팔겠어요.

 

 

유조선들이 멈춘 이유는?

마린트래픽 지도를 보면서 신기했던 게 보통 푸자이라라는 항구 앞은 배들로 엄청 붐빈다던데 근데 지금은 그냥 붐비는 게 아니라 가야 할 배들까지 다 멈춰있는 상황이래요.

빨간 동그라미가 해협 입구에 환공포증 마냥 바글바글하게 몰려있고 정작 지나가야 할 좁은 길은 텅텅 비어있더라고요.

처음엔 선장들이 무서워서 그런 줄 알았는데 또 그런 것만은 아니더라고요.

알아보니 해운사랑 보험사들이 운항 중단 지시를 내렸대요. 전쟁 위험 지역 들어가는 순간 보험이 적용이 안된다고요.

배 한 척이 또 어마어마하게 비싼 자산인데 그걸 전쟁통에 위협을 가하는 쪽으로 위험하게 보낼 수는 없으니까 물리적으로 배를 멈춰버린 거라고요.

근데 여기서 또 궁금한 게 생겼던 게 공격한다고 협박하는 이란 쪽 영해 말고 반대쪽인 아랍에미리트 쪽 바다로 바짝 붙어서 가면 안 되나? 싶었는데 근데 그게 또 안 된다더라고요.

기름 가득 실은 큰 배는 밑바닥이 엄청 깊이 가라앉아있어서 수심 깊은 바다인 이란 쪽으로 어쩔 수 없이 가야 해서 위험한 상황에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이 가만히 멈춰있을 수밖에 없다나 봐요.

진짜 제가 마린트래픽 봤는데 진짜 이란 쪽 바다 주변으로는 배들이 없고 맞은편 바다로만 점이랑 화살표들이 바글바글하더라고요.

 그럼 아랍에미리트가 자기네 바다를 파면되는 거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걔네는 이미 호르무즈 안 거쳐도 되는 항구를 가지고 있어서 굳이 돈 들여서 바다 팔 이유가 없다고 하니 뭐 어쩔 수 없는 건가 생각 들더라고요. 

 

 

기름값 폭등

요즘 주변에서 제일 많이 듣는 얘기가 기름값이에요. 지인들 만나면 다들 "기름값 오르기 전에 가득 채워야 해" 이러고 다니거든요. 실제로 뉴스 보니까 주유소에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엄청 많대요.

저도 솔직히 좀 걱정돼요. 연일 이란 전쟁 뉴스 나오는 거 보면서 이거 진짜 기름값 2천 원대 가는 거 아닌가 싶더라고요.

베리러키호 이야기하면서 다들 "역시 배달의 민족답네" 이러면서 웃긴 했지만요.

다른 나라 배들은 무서워서 시도도 안 하는데 한국 배만 미국이 이란 타격하는 틈 노려서 재빨리 달려간 거라는 거 듣고 진짜 틈새시장 노리는 그 마음가짐이 너무 한국스럽다면서요.

근데 웃으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하긴 해요. 저 큰 배 한 척이 우리가 하루 쓰는 양도 안 된다는 게 계속 머릿속에 맴돌거든요.

우리나라 저장된 원유가 90일 치?라고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되긴 한데 그전에 미국이 힘써서 뭐라도 힘써서 정리가 좀 되면 좋겠다 싶었어요. 

주유소 지나갈 때마다 기름값 확인하게 되고 뉴스 보면 호르무즈 해협 관련 기사부터 찾아보게 돼요.

당분간은 이 불안감이랑 같이 살아야 할 것 같네요.